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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유리,

지금 귀환했습니다. "

공군 소속 : 8학년

21 / 남 / 177cm / 시베리아밑들이

Panorpa sibirica

 

< 유리 일리치 사포노프 >

(Юрий Ильич Сафонов)

사포노프 집안에 이어지고 있는 능력으로, 선대의 기억을 이어받는다.

 

 

A가 살아가면서 가지게 된 기억을 a라고 할 때, A의 자손 B는 자신 고유의 기억과 별개로

a의 기억을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즉 B의 기억은 (a)+b만큼의 분량이 된다.

B의 자손 C는 B의 기억을 받을 뿐만 아니라 A의 기억도 받게 된다.

따라서 C는 A+B+C만큼의 기억인 (a)+(a+b)+c를 가지게 된다.

같은 원리로 C의 자손인 D는 A+B+C+D만큼의 기억인 (a)+(a+b)+(a+b+c)+d를 가지게 된다.

이 때, 기억이 후대로 전승될수록 A의 기억은 그만큼 중첩된다.

때문에 후손 Z로 갈 수록 자신의 기억만큼이나 A의 기억도 선명하게 가지게 된다.

 

사포노프가의 이러한 능력은 밑들이목이 고생대 페름기에서 발생하여

벼룩, 나방, 나비, 벌, 파리 등의 기원이 되는 ‘현존하는 원시적 종’

이라는 특성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되나 명확한 원인은 연구 중에 있다.

 

사포노프가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지구의 1915년에 도달한다.

이는 전쟁에 직접 참여한 ‘최초의 사포노프’가 남긴 기억이다.

신력으로 17년도에 기억 전승 능력이 발휘되었는데, 당시까지의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

‘역사서로만 배운 1차 세계대전 초반부의 소련을 연상시켰기 때문’ 에 당대 지구부터 기억이

시작되었을 거란 추측이 있다. 1915년으로 특정된 이유는 당시의 사포노프, 유리 보리소비치가

처음으로 전장에 뛰어듦으로써 ‘몇십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강렬한 기억' 으로 남았기 때문에

키프레임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억을 전승받는다는 것은 곧 지식이라는 기억 또한 물려받음을 뜻한다.

블라디미르 이바노비치는 전장에서의 기억과 선대가 쌓아올린 지식을 통해

행성의 저명한 군사과학자가 되었다. 그리고 블라디미르의 연구를 전승받은 후손들 역시

이를 활용해 군사과학자가 됨으로써 사포노프가는 모두가 인정하는 군사과학자 집안이 되었다.

유리 일리치의 부모님도 니샤의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수백년 분량의 기억을 한번에 전승받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고 정리하면서도

현실과 구분짓기 위한 장치가 몇가지 필요하다.

 

골동품을 수집하거나 당대의 문화자료 등을 복원함으로써

‘마치 자신이 그 시대에 사는 기분이 들도록’ 하여 기억을 선명하게 만드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는 곧 사포노프가가 과거 지구의 부계 중심 작명방식을 굳이 따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동시에 자신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각성시켜줄 요소는

‘반복적인 날짜 및 시간의 언급’, ‘현재의 시대에서만 가능한 강렬한 경험하기’, ‘주목받기’ 등이 있다.

 

유리 일리치는 전자로는 ‘과거 지구의 음악 감상’, ‘고대 전투 시뮬레이션’을 주로 사용하며,

후자로는 ‘날짜와 시간을 버릇처럼 말하기’,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 추억 가지기’를 이용한다.

 

 

 

 

 

 

 

 

 

 

 

 

 

 

 

 

 

 

 

 

 

 

 

 

Fig. 1 사포노프가의 대략적인 연대표. 년도는 해당인물의 탄생년도를 뜻한다. 
(단, 유리 보리소비치의 경우는 기억의 시작점을, 예브게니는 신력의 시작을 나타낸다.)

 

 

유리 일리치의 기억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는 전쟁에 직접 참여한 최초의 사포노프, 유리 보리소비치가 남긴 기억이다.

둘째는 BH-06 행성으로 이주한 사포노프, 예브게니 페트로비치가 남긴 신인류로서의 첫 삶이다.

마지막 하나는 유리 일리치 사포노프 본인이 살아가면서 겪은 것들이다. 

 

유리 일리치는 자신의 삶에 버금갈 정도로 선명한 과거 지구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유리 일리치는 지구의 문화에 큰 관심과 애정을 보인다.

“이제 이 노래를 불러줄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라며,

지구에서 만들어진 노래를 부르는 것이 은밀한 취미이다.

 

다만 지구의 기억들이 1차 세계대전에서 시작하여 냉전시대까지 강렬하게 이어져있기 때문에,

그 시대의 참극이 현재의 삶에 침투하지 않도록 기억을 정리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도 매일 한 시간 이상의 명상 시간을 가지며, NKVD에 끌려가는 꿈을 꿀까봐

정해진 시간 이상으로 자는 것을 싫어한다.

 

신체능력은 평범한 수준인지라 전투 시에는

부모님께서 근무하시는 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강화복을 착용한다. (아직 개발 중이라 갈 길은 멀다.)

유리 일리치는 이 강화복의 도움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대로 정리한 전쟁의 기억 및 이론을 실행에 옮긴다.

 

 

그러나 기억 전승 능력에는 큰 제약이 있다.

기억을 물려받는 것과 그 기억을 활용하는 것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수천 권의 책이 있는 도서관의 주인이 된다 하여도, 도서관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가

문제되는 상황으로 비유할 수 있다.

 

책을 분류하기 위해 어떤 기준을 삼을 것인지부터가 문제다.

가까스로 좋은 기준을 잡았다 하여도 해야할 일은 끝나지 않는다.

어떤 책이 가장 보편적이고 타당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어떤 책이 가장 정확한 정보를 기재했는지,

어떤 책이 페이지의 잉크가 날아가서 글자가 희미해 읽을 수 없는지, 어떤 책이 인쇄 오류가 났는지,

어떤 책이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는지, 어떤 책이 어느 자리에 잘못 꽂혀있는지,

어떤 책이 보존 가치가 없는지…… 하는 선별과정이 남아있다.

 

그리고 그 과정 후엔 수천 권의 책을 차례대로 꽂아넣고 인식표를 붙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매일 어느 책이 분실되고 어느 책이 손상되었고

어느 책이 새로 들어왔는지 등을 점검하는 일도 해야한다.

 

이 모든 업무를 단 한 사람이 처리해야하는 것과 같다.

 

수천 권의 책, 즉, 수백년의 기억을 갖는다 하여도 이를 어떻게 정리하고 활용할 것인가는

본인의 재량에 달려있다. 유리 일리치의 말로는, 실제로 자주 활용하는 기억은

전체의 오십 분의 일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은 아직 그냥 '너드' 수준으로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억은 만능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노력하고 탐구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유리 일리치 역시 겉보기에는 요령만 피우는 가벼운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사실은 굉장한 노력파이다.

언제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매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하며, 밝고 쾌활하다.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수많은 기억 속에 자신이 살아있단 증거를 남기고,

그 증거가 고통스러운 것이 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즐겁게 살고 싶어한다.


     수백년 분량의 기억을 바탕으로 스스로 내린 결론이 “인류는 결국에는 선을 추구한다” 였던지라,

최악의 수가 아닌 이상은 상대방을 최대한 믿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상대방이 인륜을 마침내 저버렸다고 판단되면 그에 맞는 대우가 응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체격이 크지 않고 팔다리가 긴 편이다. 외골격은 몸이 자라면서 같이 자라났다.

‘꼬리’가 길어지는 거야 일상 생활에 별 지장이 없었는데, 두부 외골격이 점점 길어지는 건

꽤나 스트레스였다고. 20살이 되어서야 두부 외골격의 성장이 완전히 멈추었다고 한다. 

 

 

 

 

 

 

 

 

 

 

 

 

 

 

 

 

 

 

 

 

 

 

Fig. 2 유리 일리치 사포노프의 두개골-외골격 구조

 

 

두개골의 관상봉합을 따라 키틴질의 외골격이 그림 2처럼 돌출되어있다.

시베리아밑들이인 사포노프 집안에서도 외골격이 저런 형태로 발달한 경우는 유리 일리치가 처음이었다.

외골격의 색이 짙어지기 전에 확인한 결과로는 눈동자는 갈색이었다.


외골격 밖에선 안을 볼 수 없지만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다. 외골격 내부는 유리체와 흡사한 물질로

차있기도 하고, 중간중간 경량화 및 순환을 위한 빈 공간이 있다. 안구 건강 및 시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두부 외골격이 저렇게 자라난 탓에 음료를 마실 땐 잔에 따라서 마실 수 없고 빨대를 써야한다.

보드카 원샷을 할 땐 고개를 디스크 올 정도로 확 꺾어서!

 

 

 

 

 

 

 

 

 

 

 

 

 

 

 

 

 

 

 

 

 

 

 

 

 

 

 

 

 

 

 

 

 

 

 

 

 

 

 

 

 

 

 

 

 

 

Fig. 3 유리 일리치 사포노프의 날개 구조. 날개의 크기는 실제 비율과 다소 차이가 있다.

 

 

연시장치 역할을 하는 강모는 밑들이목의 특성상 앞날개의 시수편과 뒷날개의 건편에

붙는 것이 맞으나 근육 사이에 침투하면서 날개관절을 잇는 근섬유 형태로 바뀌었다.

밑들이목이기 때문에 앞날개와 뒷날개의 형태와 크기는 거의 같으며 날개맥은 많지 않다.

날개의 반점은 세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날개 이미지: After COMSTOCK, 1918, <IMMS' General Textbook of Entomolog>, Augustus Daniel Imms, 1977)

 

 

 

 

 

 

 

 

 

 

 

 

 

 

 

 

 

 

 

 

 

 

 

 

 

 

 

 

 

 

 

 

 

 

 

 

 

 

 

 

 

 

 

 

 

 

 

 

 

 

 

 

 

 

 

목구멍을 열어서!

식도와 위장을 다이렉트로 연결해서!

그대로

붓는다!

 

 

 

 

 

 

척추는 천추와 미추 자리를 차지한 외골격과 이어져있다.

제 5요추 부근부터 근섬유 및 강모로 고정되어 있으며,

그 사이사이 보조관절이 발달하였다.

 

 

 

 

 

 

 

 

흡사 전갈의 독침과도 같은 밑들이목 특유의

생식 보조기관은 현재 생식기능을 상실한 대신

항상성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모든 외골격에는 키틴질뿐만 아니라 인산칼슘도

다량 포함되어 있으며, 교원섬유는 없다.

외골격에도 내부에서도 혈림프가 아닌

혈액과 림프의 분리적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외골격의 신경계는 곤충적 특성을 유지하여

신경절이 분리되어있다.

 

 

 

 

 

 

 

Fig. 4 유리 일리치 사포노프의 척추-외골격 구조. 실제 비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설명에 사용한 두개골, 척추, 근육 그림은 모두 프리소스를 사용했습니다.)

< 엑시아 >

(Exia)

둘이 만난 건 4년 전.

당시 17세의 고등학생이었던 유리는 아스고트 군 사관학교

입학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의욕 강화를 위해 떠난 아스고트

여행에서 해변에 떠밀려왔던 엑시아를 발견했고, 도와주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로도 메신저로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사관학교 지망생이란 공통점 덕에 더욱 쉽게 친해졌던 둘은,

이듬해 서로가 사관학교에 합격했단 사실에 매우 기뻐했다.

입학 이후에도 둘은 서로를 돕는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유리는 과거 지구에서 만들어진 노래를 부르는 것이 취미인데,

교내에는 마땅한 시설이 없는 탓에 단말기로 반주만 틀어놓고 그냥 조용히 부르게 되었다.

 

이런 유리의 취미에 동참해주는 사람이 바로 엑시아다. 유리는 종종 엑시아를 앉혀놓고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들어주는 사람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관객이 되어주는 엑시아에게

큰 고마움을 느낀다. 목소리가 없는 엑시아 역시 종종 유리를 통해 노래를 부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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